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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 걸어들어가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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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카이토 fanfiction】포커페이스를 잊지 마라 명탐정 코난&카이토

  여름인데 여름 안 같은 날씨입니다ㅋㅋㅋ 가을처럼 선선하네요. 그러면서도 밖은 화창하고.. 딱 마음에 드는 날씨입니다!!>_< 여러분들도 시원한 여름 보내셔요ㅎㅎ 그럼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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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일이야?"
  카이토가 놀람과 동시에 신이치가 한 발 다가들었다. 하여튼 성격 급한 녀석 같으니라고. 신이치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손짓한 카이토가 하쿠바에게 입을 열었다.
  "그래서 너는?"
  "네?"
  "넌 어디에 있어?"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 사이 카이토의 눈이 먼 곳에서 다가오는 택시를 포착했다. 카이토가 서둘러 도로로 나갔다. 한시가 급하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지금 총격전 한가운데 있는 건 아니겠지, 하쿠바."
  "아.."
  그런 의미였어요?
  하는 윗말을 못 들을 카이토가 아니었다. 그와 동시에 하쿠바가 지금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게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이 어쩌면 나중에 놀림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카이토는 말을 물릴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다. 체면이니 뭐니를 생각하다간 그런 걸 걱정할 상대마저 없어지고 만다.
  다소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지금 물러나 있습니다. 계속 관찰 중이었으니 갑자기 튀어나가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고, 그분은 빠르게 사라져 버려서요."
  "그분?"
  "당신 조수 말입니다."
  택시가 앞에 와 섰다. 카이토가 앞자리에 탔고, 동시에 탐정들도 뒷자석에 서둘러 올라탔다. 잠시 후 택시가 미끄러지듯 달리기 시작했다. 예상 도착 시간 앞으로 15분.
  "방금 전에 총격전이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어디론가 서둘러서 가 버렸어요."
  "가 버렸다고?"
  "네."
  카이토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까 분명 빌딩으로 오라고 했었는데, 일정이 바뀐 건가? 목적지를 바꿔야 하나 속으로 생각한 카이토엿지만, 다시금 생각을 고쳐먹었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지이가 총격전을 벌인 장소이며, 하쿠바가 혼자 있는 곳이기도 했다. 안 가볼 수는 없었다. 지금 지이가 그곳에 있든 아니든.
  자, 그럼 좀 어려운 질문을 해볼까.
  "사람들이 죽었어?" 
  진짜로 묻고 싶었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지이가, 사람들을 죽였어?
  하지만 아무리 냉정해지려 해도 차마 그렇게까지는 말할 수는 없었다.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누군가를 죽였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았으니. 
  다행히도 하쿠바의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아뇨, 죽은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 팔이나 다리 등 생명에 지장이 없는 곳을 쐈어요. 솜씨 좋던데요."
  "그래?"
  그럼 다행이고. 카이토가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사람이 죽지는 않았다는 거지. 자, 그럼 다음 질문.
  "지이가 어디로 간지는 봤어?"
  "입구로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만 그 다음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있어서 나가기가 어려웠어요."
  약간 변명하듯 덧붙인 뒷말에 카이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쿠바를 탓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언제나 안전 우선이다.
  불과 몇 주 전에 저격당한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서도.
  "그럼 지금 그쪽으로 갈게. 한 15분 후에 도착할 것 같으니 조금만 기다려."
  "알았습니다."
  카이토가 통화를 끊었다.
  그와 동시에, 저도 모르게 긴장하고 있던 몸이 조금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일단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죽은 사람은 없고, 하쿠바도 무사하다는 거지. 지이가 어디로 갔을지는 모르지만, 아까 먼저 연락한 것을 보면 지금 와서 다시 자취를 감추지는 않을 것 같았다. 뭐 기다리고 있으면 연락이 오겠지. 편하게 생각하기로 결정한 카이토가 뒷자리를 돌아보았다.
  "둘 다 잘 탔지?"
  볼 것도 없었다. 두 탐정이 뚫어져라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 열혈 탐정들이란. 카이토가 속으로 웃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신이치였다. 
  "그래서, 방금 전은 무슨 내용이야?"
  "일단 하쿠바는 여전히 그곳에 있고, 무사하대. 그리고 지이는.."
  카이토가 난감하게 웃어보였다.
  "그곳에서 총격전을 벌이고 지금은 사라졌다네."
  "뭐?!"
  둘의 경악한 표정이 눈에 비춰들었다. 하긴 충분히 놀랄 만 하다. 지이를 모르는 탐정들 입장에서도 말이지. 
  그 모습을 보며, 카이토는 이상하지만 마음이 든든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아직 아무것도 해결된 것은 없다. 여전히 문제는 눈앞에 산적해 있었다. 하지만 이 녀석들의 존재가 놀라울 만큼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있었다. 이제 자신은 혼자가 아니다. 때로 비틀거리고, 싸우는 과정에서 한 방 먹는다고 하더라도 그런 자신을 붙들어 주고 힘이 되어줄 사람들이 옆에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똑똑한 탐정들이. 그러니 무엇이 두렵겠는가. 무엇을 걱정하겠는가. 우리 네 명이 뭉쳐서 해결하지 못할 일이라면 누가 와도 못할 것을.
  그러니 지금 자신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뒤돌아볼 필요도, 주저할 필요도 없이 단지 지금 당장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좋은 결과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최선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카이토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뭐, 아까 만나자고 했으니 연락이 오겠지. 일단 하쿠바부터 건져가고 현장을 봐야겠어."
  "........."
  두 탐정은 잠시 말이 없었다. 놀라서 그런 건지 할 말이 없는 건지. 뭐 둘 다인 것 같지만.
  핫토리가 툭 말을 던졌다.
  "너 의외로 하쿠바 엄청 걱정한다. 안 그럴 것 같아서는."
  "나때문에 다치면 찜찜하잖아."
  카이토가 어깨를 으쓱했다. 신이치와 핫토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맞닿은 시선의 의미는 명확했다.
  과연 그것뿐이야?

  하쿠바는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현장에는 사람들의 신음 소리가 가득했다. 죽은 사람은 없어 보이지만 아무래도 유혈극이 있었던 만큼 장내는 피로 가득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구경꾼들이 없는 것이, 오늘의 만남을 위해 일부러 자리를 마련했나 싶을 정도였다. 꽤 도심에 있는 빌딩인데도 행인이 없어도 너무 없다. 이것도 그 조수의 작품인가? 
  하쿠바는 쓰러진 사람들을 사진으로 찍어 하나하나 기록하고 있었다. 그들이 조직원이라는 것은 의심할 데가 없었다. 카이토의 조수와 이 사람들은 적대하고 있었고, 그렇다면 나중에 신원을 파악했을 경우 뜻밖의 수확이 있을 수도 있었다. 
  그건 그렇고, 아까부터 카이토가 계속 이곳에 오겠다고 고집했었지. 자신이 여기 왔다고 알렸을 때는 화도 냈었고. 평소의 그라면 신경도 쓰지 않거나 잔소리 좀 하다 말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과격한 반응이라니 정말 뜻밖이었다. 이런 반응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뭔가, 자신이 생각하던 그와 실제의 그가 다소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간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쿠바는 애써 생각을 지우며 눈앞의 일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카이토는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통화 목록은 아직 떠 있었다. 가장 최근 착신 통화는 지이로부터 온 것. 지금 보니 예전에 자신이 알고 있던 번호가 아니다. 새로 핸드폰을 만든 건가?
  그건 그렇고, 이제 어떡한다. 지이가 지금 빌딩에서 그런 일을 벌이고 사라졌다고 하는데, 그럼 나와의 약속 장소도 변경된 건가? 아니면 그대로 샌더스 빌딩으로? 연락해서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아무래도 서먹한 기분이 든다. 몇 달 전만 해도 누구보다 가까웠는데 연락할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다니.
  그때 신이치의 목소리가 불쑥 끼어들었다.
  "해보지 그래, 전화."
  카이토가 신이치를 돌아보았다. 자신의 머릿속을 정확하게 읽었다는 사실이 놀랍지도 않았다. 원래 그런 녀석이지.  
  카이토가 핸드폰을 잠시 바라보았다. 어떻게 할까. 안 받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밑져야 본전이지. 더 이상은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카이토는 주저하지 않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신호가 가기 시작했다. 

  뒤에 앉은 핫토리는 저도 모르게 긴장하고 있었다. 말도 없이 사라진 걸로도 모자라 총격전까지 벌인 조수와의 전화라니, 제 3자인 자신까지 긴장할 지경이었다. 아무리 봐도 좋은 쪽으로는 생각이 되지 않는데. 이미 조수의 행보는 심각할 정도로 의심스러웠다. 오늘은 사람까지 다치게 하지 않나. 
  그러니 자신이 카이토의 상황이라면 엄청나게 긴장하고, 조금은 우울하기까지 했을 것 같지만 앞자리에 앉은 카이토의 얼굴에 그런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긴장하는 것 같지도 않고 걱정하는 것 같지도 않다. 담담하게 해야 할 일을 할 뿐. 그 모습에서 아까의 불안정함을 찾아볼 수 없음은 물론이고, 괴도 키드 때의 자신감마저 엿보여서 핫토리가 다 당황할 지경이었다. 아니, 아까 분명 괜찮지 않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때는 세상 무너지는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더니, 어떻게 이렇게 회복이 빠른 거지. 이건 어떻게 봐도 연기하는 게 아닌데.
  핫토리로서는 카이토의 속내까지 알 도리는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담담하게 처리한다는 것이, 순간 그렇게 휘청였으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균형 감각을 찾는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놀랍게 다가왔을 뿐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저럴 수가 없을 텐데. 만약 내가 저런 상황이라면..
  "지이?"
  카이토의 말소리가 핫토리의 생각을 끊어놓았다.

  "도련님?"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다소 놀란 듯 했지만 평이했다. 마치 평소와 다름없다는 듯이 방금 전에 총격전을 벌이지 않았다는 듯이. 그런 반응에 카이토는 오히려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지이. 어디 한 번 설명을 들어볼까. 이제까지 이렇게 나를 피하고, 조직들과 만나서 담판을 짓고 오늘은 총까지 사용하게 된 계기가 대체 무엇이었는지. 나는 그 정도의 권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지이, 지금 어디에 있어?"
  침착한 목소리가 대꾸했다. 
  "저는 지금 샌더스 빌딩에 있습니다. 오시는 중이십니까?"
  "응, 가는 중이야."
  그 말과 동시에 뒤에서 신이치의 눈이 째릿 찔러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쪽의 움직임을 보이지 말라는 거겠지. 하지만 상관 없다. 그래, 정말이지 상관 없었다. 
  이길 수 있다. 상대할 수 있다. 만에 하나 이 사람이 나의 적으로 돌아섰다 하더라도, 나는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상대의 습관이나 성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은 지이 뿐만이 아니다. 나 역시 당신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고, 그리고 나에게는..
  탐정들이 있으니까.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이런 생각은 하지도 못했겠지만. 카이토가 속으로 웃었다. 생각보다 꽤 든든한 녀석들인걸.
  지이는 잠시 말이 없었다. 생각 중인 모양이었는데, 그것이 자신을 위한 계획일지 자신을 상대하기 위한 계획일지는 모를 일이었다. 
  "네, 그럼 로비로 와주시면 됩니다. 도착하실 때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이번에 침묵을 지킨 것은 카이토였다. 로비로 오라고? 분명 하쿠바가 그곳에서 방금 총격전이 있었다고 했는데. 지이는 떠났다고 했고. 그렇데 그곳으로 오라니. 
  지금 가는 것이 함정으로 똑바로 걸어들어가는 길일 수도 있었다. 지이는 진작 그곳을 떠났을지도, 그리고 자신을 상대하기 위한 조직원들이 한가득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쯤은 카이토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일단은 원하는 대로 해 볼까. 그러면 오늘 밤 내에는 해답을 알 수 있겠지. 
  "알았어. 로비로 갈게."
  그 말에 핫토리가 경악한 표정을 짓는 것이 조금은 재미있었다. 걱정 마, 나라고 대책 없이 가지는 않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잠깐, 지이?"
  "네?"
  카이토가 잠시 앞을 바라보았다. 검은 밤의 도시가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내가 나는 검은 하늘. 아버지를 죽인 자들을 찾기 위한 그 방법이, 옳다고 보기는 어려워도 나는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고 물러설 생각도 없다. 그것이 가족같은 당신을 적을 돌리는 일이 있더라도.
  카이토가 입을 열었다. 
  "포커페이스를 잊지 마라, 지?"
  "예?"
  상대는 조금 얼떨떨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카이토는 부연 설명을 하지 않고 기다렸다. 당신이라면 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렸겠지. 아버지의 조수이던 당신이라면 말이야.
  잠시 후, 작은 웃음 소리가 들렸다.
  "확실히, 그렇습니다. 포커페이스를 잊지 말아야죠."
  검은 도시에 점점이 박힌 가로등이 마치 판도라처럼 빛을 발하고 있었다.
  붉디붉은, 핏빛의 빛을.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게 무슨 말이야?!"
  전화를 끊기가 무섭게 뒷자리에서 두 녀석이 앞으로 달려들다시피 했다. 카이토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피식 웃었다. 그래, 이 녀석들 탐정이었지. 최근에는 친구처럼 되어서 잊고 있었다지만, 생각난 김에 간만에 지적 유희거리를 던져주도록 할까.
  "생각해 봐."
  카이토가 씨익 웃었다.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거든."
  "뭐야, 뭔데?"
  핫토리가 투덜거렸으나 신이치는 더 재촉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그래, 너라면 별로 시간을 들이지 않고 찾을 수도 있겠다.
  피로 물든 8년 전의 진실을 말이야.
  카이토가 창 밖을 내다보았다. 어느덧 빌딩이 위치해 있는 구역에 접어들고 있었다. 이제 도착까지 남은 시간은 앞으로 5분.

  하쿠바는 밖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동료인 듯한 자들이 와서 다친 사람들을 수거해 가고 핏자국을 닦고 있었다. 이 모든 일이 신속하면서도 조용히 이루어졌다. 마치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이라도 했던 것처럼. 
  그래, 이건 좀 이상하다.
  하쿠바가 고개를 갸웃했다. 죽은 사람이 없었다지만 그래도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지금 사람들이 최소 대여섯 명은 다친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 화가 나서 길길이 뛰고 있어야 할 사람들이 왜 이렇게 침착하지? 다친 사람들이 같은 편이 아니었던 건가? 아니면 이 사람들이 다침으로써 뭔가 이득되는 것이 있나?
  잠깐, 설마..
  경악한 하쿠바가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목덜미에, 차가운 무언가가 와 닿았다. 그리고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하쿠바 도련님."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매직 카이토 fanfiction】빛의 마인 명탐정 코난&카이토

  날씨가 날로 더워지네요. 여름이 되어 너무 좋네요. 모두 즐거운 여름 보내세요!!>_<
  오늘 팬웍도 부디 즐겨 주시길이상 여러분들의 시원한 여름밤에 기여하고 싶은 아르카였습니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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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치와 핫토리는 할 말을 잃고 바라보았다. 이 녀석이 방금.. 고개를 저었나? 정말로? 
  괜찮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한 거야?!
  너무나 뜻밖의 상황에 할 말도, 대응할 방도도 생각나지 않았다. 이거 위로를 해 주어야 하나, 아니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야 하나? 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최근 함께했던 자신들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조수가 사라지고, 신이치 일로 납치되고, 며칠 전에는 남자에게 협박을 듣기까지.. 산에서 내려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동안 일어난 일이 너무 많아서, 세는 데에 한 손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새삼스럽게 생각해 보자, 도대체 어떤 부분이 가장 심각한지 알 수도 없을 정도로 무거운 사건 투성이었다. 이 녀석이 언제 힘들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이 녀석은 월하의 마술사 아닌가. 그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해결할 리가..
  ..없었구나.
  신이치가 머리를 감싸쥐었다.
  왜 그걸 잊고 있었을까. 이 녀석도 우리와 같은 또래일 뿐이라는 것을. 내가 힘든 건 녀석도 힘들고, 다만 마술사이기에 티를 내지 않는 데에 좀 더 능숙한 것 뿐이라는 것을. 그걸 미리 알아채 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 아니었던가. 녀석이 먼저 손을 뻗어오기 전에 먼저 지탱해 주는 것이 손을 잡은 자로서의 책임 아니었던가? 
  생각해 보면 최근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생각해 보았을 때, 카이토로서는 말을 하려 해도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몸이 돌아간다 뭐한다, 이래저래 내 문제만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있었는데 어떻게 의지하겠는가. 그러기는 커녕 어제는 호텔방에서 열심히 위로하고 지탱해 주고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방으로 돌아가 버린 녀석이다. 괜찮다고, 잘 될 거라고. 내가 어떻게든 해줄 테니..
  나를 마음껏 이용하라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었을까. 본인의 일만 해도 산더미인데. 그리고 그런 녀석에게 힘이 되어주는 말 한마디 해주지 못했으면서 일방적으로 기대고만 있었던 나는 대체 뭐란 말인가. 녀석이 너무나 아무렇지 않아 보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 일에 매몰되어 있었기 때문일까. 둘 다인 것 같지만..
  섣불리 위로를 할 수도, 그렇다고 사과를 할 수도 없었던 신이치는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지. 이 상황에서 내가 대체 어떻게 해야..

  카이토는 빠르게 냉정을 되찾고 있었다. 방금 전에 지이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었는데, 눈앞에 일단 탐정들이 서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많은 안정이 되었다. 녀석들은 모르겠지만 말이지. 그리고 내가 고개를 저은 순간 녀석들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본 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정신이 확 들었던 것이다. 그렇구나. 나는 아직 이 녀석들에게..
  월하의 마술사 괴도 키드구나.
  아무리 손을 잡고 옆에서 부대끼며 생활해도, 일상을 하도 많이 공유해서 이제 웬만한 친구보다 친해졌어도 나는 여전히 이 녀석들에게 있어 처음 만났을 때의 고고한 마술사구나. 불안정한 감정의 실오라기도 내비치지 않는, 그 어떤 장애물이 앞을 가로막아도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넘겨버리는. 어려운 일을 쉽게, 위험한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해치우고 웃어버리는 것이 이 녀석들의 머릿속에 있는 나였구나.
  그 깨달음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려웠다. 이 녀석들 안에서의 이미지가 그렇다면 앞으로도 나는 의지하는 것이 어려워질 테니까. 그건 분명 장점은 아니다. 장점은 아닌데, 왠지 기분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그래, 나쁘지는 않았다. 카이토가 속으로 웃었다. 그래, 이렇게 어려운 모습을 보여줘도, 때로 휘청거리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줬어도 너희들에게 있어 나는 아직 괴도 키드구나.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그 환상적인 모습이 너희들 안에서는 아직 고스란히 남아 있었구나. 그렇다면 나도 그렇게 살아가도 되겠지. 괴도 키드가 되어도 되겠지. 하나뿐인 조수가 배신하고, 가족 같은 사람이 나에게서 등 돌려 떠나갔어도 나는 꼿꼿하게 서 있어도 되는 거겠지. 그게 괴도 키드니까. 어쩌면 쿠로바 카이토로서는 무리일지 몰라도.. 월하의 마술사에게는 분명 무리가 아니니까.
  자신이 서 있는 바닥이 문득 단단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까까지는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바닥이 마치 파도처럼 출렁여 자신을 삼켜버리는 것 같았는데 지금 카이토는 바닥에 단단히 두 발을 딛고 서 있었다. 싸울 수 있다. 나는 싸울 수 있었다. 내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무엇이든, 어려움이 무엇이든. 비틀거리지 않고 주저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것이 괴도 키드니까. 아버지와 내가 만들어 낸 환상적인 마술사니까.
  그래, 이걸로 괜찮아. 괴도 키드로 살아가도 괜찮아.
  그래야 앞으로, 앞으로. 계속 싸워나갈 수 있으니까. 그러니 휘청이는 건 이 정도로 하도록 할까. 갈 길이 멀었다.
  카이토가 웃었다.
  "자, 그럼 슬슬 가볼까?"

  "응?"
  핫토리가 당황해서 고개를 들었다. 가자니, 어딜?
  카이토가 고개를 갸웃하는 모습이 보였다. 
  "안 갈 거야? 나는 너희가 안 오면 좋기는 한데, 그럴 것 같지는 않아서."
  가다니.. 아. 그제서야 방금 전 자신이 들은 대화가 떠오른 핫토리였다. 조수가 지금 샌더스 빌딩인가 어딘가에 있다고 했었지. 그럼 카이토는 당연히 그쪽으로 향할 테고, 자신과 신이치도 당연히 가긴 하겠는데.. 그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지 않나. 너 방금 안 괜찮다고 하지 않았어?
  "이제 괜찮아."
  머릿속을 읽은듯 카이토가 씩 웃었다.
  "놀라긴, 나도 사람인데 힘들 때도 있지. 이제 괜찮아졌으니까 가자. 택시 잡을 테니까."
  "........"
  말문이 막힌 핫토리가 신이치를 돌아보았다. 이 녀석 정말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는데, 이거 이대로 넘겨? 아니면 어떻게 해?
  신이치는 곰곰이 생각하는 눈치였다. 택시를 잡으러 나선 카이토의 등뒤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산한 거리에는 차가 몇 대 없었다. 
  한참 후에야 신이치가 입을 열었다. 
  "핫토리."
  "응?"
  "저 녀석.. 쓸데없는 생각 하는 것 같다."
  "쓸데없는 생각?"
  하지만 신이치는 더 입을 열지 않았다. 입술을 깨물고 있는 것이 조금씩 심기가 불편해지는 것 모양이었다. 아니, 방금 전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핫토리가 카이토를 한 번 돌아보았다. 옆모습은 평이하고, 언제나처럼 흔들림 없는 모습이라 방금 전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건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이걸 그냥 넘겨야 하나 아니면 말을 해야 하나. 머리가 복잡해진 핫토리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택시는 잘 잡히지 않았다. 이거 콜을 불러야 하나. 카이토가 암담하게 생각했다. 부를 수는 있지만 오는 시간이 걸릴 텐데. 지이도 지이지만 지금 하쿠바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지이가 전화를 한 것으로 보아서는 정말 거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았으니까.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하쿠바 혼자 있다면 정말 안 좋은 결과가 날 수 있었다. 일단 물량이라도 돼야 급하면 도망치기라도 하지. 주변에 조직원들이 우글우글한데 혼자 있다가 들키기라도 한다면.. 
  하아.
  카이토가 한숨을 쉬었다. 내가 제 명에 못 살지. 그 녀석은 대체 왜 혼자 튀어나가서는.. 여기가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는 녀석이 말이다. 자리에 없는 누군가에게 투덜거리며 카이토가 거리를 바라보았다. 텅 비어 있는 게 아주 심란하다. 역시 콜택시를 불러야 하나? 
  탐정들은 뒤에 서 있었다. 갑작스러운 자신의 말에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는지, 둘 다 보기 드물게 조용한 모습이었다. 핫토리도 그렇고 신이치도. 그게 조금은 신경쓰이기는 했으나 억지로 신경을 끊으려 노력했다. 일단은 당면한 문제가 있었다.
  그와 동시에 카이토는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 탐정들은 저곳에. 나는 등을 돌리고 있었고, 그 사이에는 거리가 있었다.
  넘어갈 수 없는 거리가.
  아무리 친해지고 가까워져도, 건너갈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간극이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결정되어버린 사항이었던 것일까. 나는 괴도 키드로서, 녀석들은 탐정으로서 서로를 만났으니까. 하늘 위에 자리잡은 나와 그런 나를 쫓는 너희들. 우리의 시작은 그것이었고, 그것은 아마도 언제까지나 영향을 미칠 모양이었다. 우리가 친구가 된다 해도. 그 누구보다 가까워지더라도.
  나는 너희에게 괴도였고, 너희는 나에게 있어 탐정이라는 그 당연한 사실을.
  지금에서야 마치 처음 깨달은 것만 같아 카이토는 숨을 죽였다. 이걸로 된 거겠지, 아버지. 나는 용케 무너지지 않았던 모양이니까. 이제까지 함께하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이나, 불안정한 모습도 꽤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그런 이미지로 남아 있는 것을 보면.. 그래, 이걸로 된 거겠지. 포커 페이스는 진작 실패했지만 결과는 그리 나쁘지 않았으니.. 그러니 이걸로 된 거라고, 카이토는 그렇게 생각했다.
  앞으로도 이렇게 해나가면 될 거라고.
  그때 누군가가 어깨를 잡았다. 살짝 놀란 카이토가 돌아보았다.
  신이치.
  "신이치?"
  카이토가 눈을 깜빡였다. 기다리기 지루했나?
  "택시가 잘 안 잡히네. 그냥 부를까?"
  신이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게 좋겠어."
  "그래."
  대답하며 카이토가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신호음이 가기 시작했다. 상대가 받기를 기다리며 카이토는 상대를 슬쩍 보았다. 이 녀석 눈치가 좀 이상한데. 할 말 있나? 왠지 심각한 표정이다. 
  그때 상대의 목소리가 들렸다.
  "ㅇㅇ콜입니다."
  "네, 여기 ㅇㅇ가인데요, 택시 좀 보내주실래요?"
  "알겠습니다. 잠시 기다려 주세요.. 네, 지금 배차했습니다. 10분 내 도착 예정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카이토가 끊은 후 신이치를 돌아보며 웃었다.
  "10분 내 도착이래. 생각보다는 오래 걸리지 않는구나. 다행이지?"
  신이치가 고개를 끄덕였지만, 어두운 표정은 쉬이 풀리지 않았다. 무슨 일이지? 그새 안좋은 소식이라도 들어왔나? 카이토가 속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누군가와 통화하는 기색은 없었는데.. 뭐, 택시 올 때까지 잠시 시간이 있으니 고민 상담 정도는 해주도록 할까. 관대하게 생각한 카이토가 씨익 웃었다.
  "고민 있어? 들어줄 테니 말해봐."

  신이치는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막상 불러세우기는 했지만 뭐라 말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의지해도 된다고? 힘들 때 좀 더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고? 
  하지만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한단 말인가. 힘들 때마다 일일이 말하라 할 수도 없고, 그런 것 정도는 알아서 알아채야 하지 않았던가. 유치원생에게 말해주는 것도 아니고. 저 녀석은 내가 호텔방에 있을 때 먼저 와주지 않았던가. 먼저 위로해 주고 방법을 함께 고민해 주지 않았는가. 그런데 나는..
  눈앞에서 카이토는 의아한 기색이었다. 불러세우고 말을 하지 않으니. 이렇게 머뭇거리는 것이 자신의 성격과는 맞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 녀석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알고 있었으나 머릿속이 깜깜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했다. 여기에서 넘어가면 안 된다는 것은. 
  드물지만 이 녀석이 힘들다는 것을 직접 표출한 순간이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이 그동안 간과해 왔던 사실을 알아챈 순간이기도 했다. 그러니 말해야 했다. 네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비록 알아차리는 것은 늦었지만, 네 속마음을 읽는 데에는 서투를 수 있지만.. 기꺼이, 아주 기꺼이. 우리는 네 옆을 지켜줄 수 있다고. 
  더이상 밤하늘을 혼자 나는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하지만 구구절절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럴 수도 없었고 그럴 성격도 되지 못했다. 신이치는 입술을 깨물었다. 어떻게 해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어설프게 했다간 녀석은 괜찮다며, 신경스지 말라며 웃고 넘겨버릴 것이 분명했다. 이제까지 그러해 왔으니까. 언제나 혼자 짊어지고 책임지는 것이 익숙한 녀석이었으니까. 그리고 바로 조금 전,
  녀석을 실망시킨 것은 바로 우리들이었으니까.
  의지할 마음이 들지 않을 만도 했다. 기대고 싶지 않을 만도 했다. 하나하나 말해주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하는 아군,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스스로의 문제로 비틀거리고 휘청이고, 그로 인해 정신적 물질적 도움을 받아야 하는 아군. 녀석이 어떻게 기댈 수 있었겠는가. 어떻게 자신의 고민을 나눌 수 있었겠는가. 상대가 그만한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며칠 전 호텔방에서 나눈 대화를 굳이 복기해볼 필요조차도 없었다. 녀석에게 있어 나는 든든한 아군이 전혀 아니었으며, 다만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고 지탱해주어야 할 존재였다. 그 사실 하나만큼은 분명했다.
  그러니 이것들을 구구절절히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녀석은 이미 알고 있었을 테니까. 우리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그리고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주곱다고 있는지는 지난 몇주간 뼈저리게 깨달았을 테니까. 그러니 여기에서 내가 할 말은 설명하는 것이 아니었다. 확인하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건네야 할 말은.
  살면서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앞으로도 할 일이 없을 것 같은 한 마디.
  쿠도 신이치로서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한 마디였다.
  "미안해."
  카이토의 눈이 크게 떠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마주할 수가 없다. 신이치가 입술을 깨물었다. 
  "미안해. 이제까지 알아차리지 못해서."
  신이치가 카이토를 바라보았다. 오늘밤 처음으로 정면으로 마주한 녀석의 눈은 깊으면서도 맑았다.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그 무엇도 투영시키지 않는 듯한 눈빛. 자신의 그 어떤 약한 모습도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듯한 단단함이 어려 있는 눈빛이었다. 약한 모습은 뒤로, 꼭꼭 감추고 강해져야만 했던. 홀로 검은 밤하늘을 날았던 월하의 마술사만이 가질 수 있는 눈빛이었다. 모든 적들을 홀로 상대하고 그러면서도 약함은 한 오라기도 내비치지 않았던. 피투성이 상처를 싸매면서도 완벽하게 단장한 모습만을 내보여야 했던.
  그것을 파고드는 것은 탐정들의 임무였다. 자신의 일이기도 했다. 녀석이 보여주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면을 살펴보는 것. 겉으로 보이는 자신만만함과 여유로움만이 아니라, 그 속에 잠들어 있는 아픔과 고통을 살피고 힘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자신이 말한 '손을 잡는다'는 것의 의미였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으나 신이치는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월하의 마술사와 아군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카이토는 할 말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무슨 말을 들었는지 잘 인지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렇겠지. 내가 사과하는 것, 그리고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 녀석에게는 모두 생소한 말들 뿐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잘 들어두라고.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테니.
  동의 명탐정이 씨익 웃었다.
  "앞으로는 무엇 하나 놓치지 않을 테니까. 네 약한 모습도 비틀거리는 모습도, 내 눈으로 모두 확실하게 잡아낼 테니까. 그러니 감출 생각도 노력도 할 필요 없어. 그러기 위해서 동의 명탐정이 있는 거니까. 안 그래? "

  카이토는 할 말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이 녀석이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감출 필요가 없다니, 잡아낼 거라니.. 동의 명탐정은 대체 어디에서 나온 말이고.
  하지만 그 말이 내포하는 의미를 못 알아차릴 정도로 순진하지는 않았다. 카이토는 그것을 의식한 순간 얼굴이 조금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니까 요는 신이치가 지금.. 나를 걱정한 건가? 내가 의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이런 말을 하게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아까 좀 힘들었다 뿐이지 평소에는 잘 지내왔던 것 같은데? 힘든 척도 별로 안 했는데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걸까. 어딘가에서 포커페이스가 깨졌던 건가? 아니 손을 잡자고는 했지만 내 멘탈까지 케어해줄 필요는 없는데 신이치 녀석이 어울리지 않게 낯뜨거운 소리는..
  뭐라 대응해야 할 지 알 수가 없었다. 완전히 페이스를 회복한 신이치와 달리 카이토는 완연하게 당황하고 있었다. 조금 민망하기도 당황스럽기도 했다. 아니 정말 그럴 필요는 없는데..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속내를 읽기라도 한듯 신이치가 툭 던졌다.
  "설마 이제 와서 발을 뺄 생각은 아니겠지, 안 그래?"
  "발을.. 빼다니."
  아니 내가 언제 뺀 적이나 있나. 요즘 항상 너희들 곁에 맴돌고 있던 게 난데, 이런 말을 들으면 내가 좀 억울하지 않겠니. 하지만 녀석이 말한 게 물리적인 거리를 의미한 게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알고 있는데..
  "그러니까, 넌 평소처럼 생활하면 돼. 읽는 건 내가 할 테니까. 알았지?"
  말을 마치고 씨익 웃는 녀석을, 카이토는 뭐라 해야할지 모를 심정으로 보고 있었다. 나를 다 읽겠다라, 무서워해야 하나 고마워해야 하나. 물론 후자여야 하지만.. 이 녀석 왜 갑자기 이렇게 친절해졌지. 방금 전 일이 그렇게 충격이었나?
  "........"
  하긴 내가 방금 전 탐정들과 거리를 두긴 했다.. 월하의 마술사로 남아 있고 싶어서, 탐정들과는 그게 맞을 것 같아서. 그런 생각을 한 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나에게 와서 하는 말이 저거라니, 정말 눈썰미 하나는 무섭도록 좋은 녀석이었다. 거리 좀 벌려볼까 했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알아차려 버리다니. 이거 무서워서 어디 가지도 못하겠는데. 나를 읽는 건.. 글쎄, 쉬우려나 모르겠다만. 
 "그래, 그럼 한 번 솜씨 좀 볼까. 명탐정."
  카이토가 씨익 웃었다. 도발하는 듯, 혹은 장난치는 듯한 웃음이었다.
  밤의 녀석에게 보여주던 바로 그 웃음.
  "어디 한 번 읽어보라고. 그리 쉽지는 않을걸?"
  "글쎄, 해봐야 알지."
  둘의 시선이 팽팽하게 맞부딪쳤다. 하지만 결코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것 같은, 온 세상을 적으로 돌려도 든든할 것 같은 아군의 존재. 이 녀석에게서 이런 느낌을 받을 줄이야, 정말이지 처음 만났을 때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카이토가 속으로 웃었다. 이것으로 탐정 녀석들과의 관계도 조금은 바뀌게 될까. 
  어쩌면, 아주 조금은.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카이토가 깜짝 놀라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택시 회사인가?
  하지만 발신자에 뜬 이름은 전혀 그게 아니었다. 지금쯤 빌딩에 있을..
  하쿠바.
  "하쿠바?"
  카이토가 의아해하며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 생겼나?
  "카이토 군!"
  전화를 받기가 무섭게 고막을 찔러오는 소리에 카이토가 황급히 핸드폰을 멀리 뗐다. 귀가 얼얼하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하지만 채 물어볼 새도 없었다. 하쿠바는 거의 소리지르다시피 하고 있었다. 
  "지금 여기에 당신 조수가 있어요!"
  "지이? 응, 그건 나도 알고 있.."
  "그 사람이 지금 여기에서 총격전을 벌이고 있단 말입니다! 대체 무슨 일인지 짐작가는 것 있어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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